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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내려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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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20년03월15일 조회1,0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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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내려놓기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인생수업이란 책이 있다. 저자는 불치의 병으로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그의 제자인 데이빗 케슬러이다. 저자들이 수천 명의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을 도우며

지켜보았던 경험을 기초로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의 제 1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의 시작 부분에 40대 초반의 한 여성의 경험담이

실려 있다. 이 여성은 어느 금요일 오후에 혼자서 차를 몰고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시내 외곽

쪽으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중간쯤 갔을 때 앞서 달리던 차들이 갑자기 멈춰 섰고 그도

차를 멈춘 후에 백미러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 뒤를 따라오던 차 한 대가 전혀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그대로 달려오는 것이었다. 차는 전속력으로 돌진해 왔다. 그 차의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한눈을 팔았으며 곧 자신의 차를 들이받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차의 속도와 자신의 차와

앞차의 간격을 볼 때 아주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순간 이 여성은 운전대를 움켜쥐고 있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게 되었다. 의식적으로 그렇게 꽉 잡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런 것이었고 그것이 자신이 그때까지 살아온 방식이었다. 이 여성은 순간 계속 이런 식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고 또 이런 식으로 죽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양손을 옆으로 내려놓았다. 운전대를 놔버린 것이다. 삶에, 그리고

죽음에 순순히 자신을 맡겼다. 뒤이어 엄청난 충격이 느껴졌다.얼마 후 사방이 고요해지고 그는 눈을 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하나도 다치지 않고 멀쩡했다. 그의 앞에 있는 차는 박살 났고 뒤차 역시 완전히

부서진 상태였다. 그의 차는 중간에서 마치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었다. 경찰은 그가 몸의 긴장을 푼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근육이 긴장하면 심하게 부상을 입을 확률이 훨씬 커진다는 것이었다.

이 여성은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큰 선물을 받은 기분으로 그곳을 떠났다. 단지 다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 이상의

더 큰 의미를 지닌 경험이었다. 그동안 내가 어떤 식으로 살아왔는지 알게 되었고 그것을

바꿀 기회를 얻었다. 지금까지 늘 주먹을 꽉 움켜쥔 채 살아왔지만 이제는 손바닥 위에

부드러운 깃털이 놓인 것처럼 평화롭게 손을 편 채로도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나 자신을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가? 혹 이 여인처럼 두 손으로 모든 것을 꽉 움켜쥐고

살아오지는 않았는가? 무엇이든 내 손에 가지려고 애쓰면서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절대로 놓지

않으려고 두 손으로 꽉 붙들고 살아오지는 않았는가? 그러다가 아니 그래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상을 입고 작은 일에도 큰 부상을 입은 것이 아닌가?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고통을 당하고 몸살을 앓고 있고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이 때에 이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 걸까? 우리에게 삶을 내려놓으라고

하시는 것은 아닌가? 내 손으로 꽉 잡고 있는 것을 놓으라고 하시는 것은 아닌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겸손히 하나님을 따르라고 하시는 것은 아닐까?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을 묵상하고, 금식과 기도로 그 고난에 동참하고, 부활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사순절에 몸에 힘을 빼고 모든 것을 내려놓자. 예수님처럼 광야로 나가서 조용히 홀로 하나님 앞에 서자.

그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마음과 영혼이 새로워져서 부활의 주님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자.

  

                                                                                      < 이 희 수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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